2015년 출범한 테니멘티 로씨 카이로의 조르조(아버지)와 피에로(아들)
2015년 출범한 테니멘티 로씨 카이로의 조르조(아버지)와 피에로(아들)

N잡러들이 전공이나 특기를 활용해 다수의 동일 업종에서 쾌거를 이룬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 나도 한 번쯤’의 투지를 불태운 적이 꽤 있다. 이들의 성공담은 자아실현과 물질적 여유가 베푸는 심리적 안정감의 욕구에 날개를 달아준다. 나의 주말과 휴가쯤은 겸업이 가져다 줄 보상 앞에서는 해변의 모래성처럼 무력해 보인다. 그러면 분야가 180도 다른 업종에 뛰어든 신참이 본업과 신업을 병행할 경우 동일한 수준의 성과를 올릴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예를 들면 일류 로펌 오너 변호사가 창업한 와이너리가 출시한 와인들이 와인 판매고를 떡 주무르는 국제 와인 평가 점수표에 꾸준히 상위 랭크되는 같은 것 말이다.

2015년 라 라이아 와이너리(가비 소재)와 바롤로 와이너리 합병 후 테니멘티 로씨 카이로를 출범시킨 조르조 로씨 카이로는 이탈리아판 투잡러라 할 수 있겠다. 가업 대물림이 상식인 피에몬테 와인업계에 테니멘티 로씨 카이로의 등장은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켰다. 그도 그럴 것이 조르조가 와인에 입문할 당시 그는 기업 컨설팅 업체인 밸류 파트너(Value Partners)의 창립멤버이자 IT컨설팅 업체의 임원을 맡고 있었다. 거기다 고향이 밀라노라 와인 흑수저의 요건은 다 갖추고 있었다.

2000년 초반, 주말을 가족과 보낼 농장을 물색하고 있던 조르조는 노비 리구레 마을에 마땅한 매물이 나왔다는 연락을 받는다. 노비 리구레는 피에몬테주 알레산드리아 군에 속하는 소도시로 밀라노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다. 주말에 가족을 실은 승용차가 단숨에 도달할 수 있는 거리였다. 더욱이 리구리아의 제노바와 롬바르디주의 밀라노를 연결하는 도로변에 있어 예전부터 휴양지로 각광받고 있었다. 그는 즉시 38헥타르 매매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매입한 농장은 가비 와인 산지에 지정된 가비 DOCG 지역 내에 있었다. 가비지역은 토착 화이트 코르테제 품종을 서기 972년부터 재배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화이트 와인 전통이 뿌리를 내린 곳이다. 조르조의 농장은 가비 DOCG 지정된 11개 코무네(기초 지방 자치 단체) 중 북쪽에 자리 잡고 있다. 북서에서 유입한 라이아(Rio Raia) 개천이 포도밭을 끼고돌아 농장 중앙에 자리 잡은 호수로 흘러드는 한적한 곳이다. 조르조는 개천 이름을 따 농장을 라 라이아(La Raia)라 불렀다. 자연에 매혹된 가족은 아예 이곳을 거주지로 정했다.

암소뿔 안에 거름을 채워서 숙성시킨 5백 번 거름
암소뿔 안에 거름을 채워서 숙성시킨 5백 번 거름

라 라이아를 보는 순간 조르조는 천연의 생태계를 지켜야겠다는 사명감이 일었다고 한다. 활용가능한 농법 조사 및 적합성 시뮬레이션을 반복한 끝에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을 도입하기로 했다. 2천 년대 초반 유기농법이 실험단계에 불과했던 이탈리아 현실에 비추어 보면 바이오다이내믹은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한편 야성에 이끌릴 수록 그의 사업가 본능은 꿈틀거렸다. 천혜의 자연과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이 결합한 가비 와인이 낼 자연의 맛이 궁금했다. 강한 의지만큼 현실은 따라와 주질 못했다. 바닥부터 몸으로 부딪치며 배워야 했다. 기반을 다진 것은 조르조의 딸과 그녀의 남편인 톰이었다. 부부는 직접 바이오다이내믹 퇴비를 만들어 살포 했고 멸종위기에 처한 작물( 일립소맥triticum monococcum)을 일구어 회생시켰다.

토양유실 방지와 자연퇴비를 만들기 위해 밭이랑에 녹비작물을 심었다. 가을에 귀리, 보리, 콩을 심으면 이듬해 봄이면 다 자랐는데 이를 잘게 부수어 땅에 파묻었다. 암소뿔 안에 거름을 채워서 숙성시킨 5백 번 거름은 뿌리에 살포했다. 규소를 5백 번처럼 암소뿔 안에서 숙성한 501번 거름은 가지에 살포해 잎과 열매의 기초체력을 다졌다. 무엇보다 습도가 높은 공기를 숙주로 삼아 번식하는 노균병(잎을 공격해 고사시킴) 방제를 위해 유황을 살포했다. 구리를 살포했었으나 땅에 축적되면 토양 오염을 일으키는 유해성이 알려지자 사용을 중단했다.

2007년 바이오다이내믹 인증서 디미터(Demeter)를 획득했고 올해까지 16년 연속 재 인증을 유지하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 이탈리아내 본 인증서를 딴 와이너리는 100여 개 내외인 것을 보면 본 인증의 취득과 유지가 그리 수월하지 않다. 라 라이아에서 나온 농산물은 꿀만 제외하고 모두 디미터 인증을 얻었다. 모든 제품은 검은 딱새(Sazicola torquatus) 로고가 인쇄돼있다. 검은 딱새는 청정한 곳에서만 서식하는 청정지표로 알려져 있다.

48헥타르의 포도밭은 토질에 따라 14개 구획으로 나누어 세 종류의 가비 와인을 선보이고 있다. 화이트 와인이 주력이지만 라이아 호수변 밭에서 소량의 바르베라도 재배되고 있다.

좌측부터 가비 Docg 피제, 가비 Docg 리제르바 비냐 델라 마돈니나, 가비 Docg 플레오
좌측부터 가비 Docg 피제, 가비 Docg 리제르바 비냐 델라 마돈니나, 가비 Docg 플레오

Gavi Docg PLEO 2022. 가비 Docg 플레오 2022

플레오는 조르조의 아들 피에로(PIERO)와 그의 손주 레오나르도(LEONARDO)의 합성어다. 4백 미터의 남동, 남서 경사면에 위치한 백악토에서 재배한 코르테제를 블랜딩 했다. 1헥타르당 나무 식재율을 4천5백 그루로 낮추어 소량생산의 집중미와 고품질을 잡은 두 마리 토끼 가비다. 숙성규정 보다 6개월을 초과한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기간을 가져 산미의 밸런스를 강조했다. 신선한 파인애플, 청사과, 레몬, 복숭아, 들 꽃 내음, 부싯돌 향이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각이 선 산미가 또렷한 맛을 내며 매끄러운 결이 혀를 감싸는 산도의 콘트라스트가 일품이다.

Gavi DOCG Riserva Vigna Della Madonnina 2020. 가비 Docg 리제르바 비냐 델라 마돈니나 2020

마돈니나는 양조장과 숙성실 건물을 둥그렇게 둘러싼 크뤼 밭이다. 10년 이상의 숙성력을 결정하는 석회석과 점토, 남동을 바라보는 크뤼밭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1헥타르당 6500그루로 식재율을 끌어올려 힘과 응집된 맛이 출중하다. 저온 알코올 발효를 마친 와인을 효모앙금 숙성 6개월, 병숙성 6개월 하여 복합미를 높였다. 페트롤 뉘앙스가 앞의 플레오 보다 짙다. 라임, 바나나, 타임, 샐비어, 리치향의 달콤함과 카모밀라, 사프론 계열의 화사함이 향연을 펼친다. 산도와 미네랄이 잘 어우러진 원만한 풍미와 밸런스를 잘 표출했다. 아몬드의 쌉쌀한 맛이 와인의 잔향을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Gavi Docg Pisè 2019. 가비 Docg 피제 2019

병입량을 4천 병 내외로 제한한 아이콘 가비다. 3백 미터 고도에 정남과 남서쪽을 바라보는 투수성이 뛰어난 적색토가 피워 낸 가비의 역량을 모아놨다. 라벨에 리제르바가 명시돼 있진 않지만 작황이 최상인 해만 출시한다. 피제는 가비 지역의 토양으로 실내외 통기가 탁월해 건축재로 인기가 높다. 라벨에 가비 명칭을 새겨 넣지 않았는 데 소비자가 가비란 명칭에 구애받지 않고 상상력을 펼칠 수 있게 일부러 뺐다. 2018년 양조가가 바뀌면서 2천5백 리터 보테오크 숙성을 추가했다. 프리미엄 레드 숙성법을 밴치마킹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1년 , 보테에서 1년, 병 숙성 6개월로 늘렸다. 황금색이 찬란하며 캐러멜, 청사과 , 망고, 커스터드 크림, 버터, 사프론, 바나나가 샤블리 감성을 지닌다. 날카로운 각을 세운 산미는 순도 높은 맛이 스며있다. 산도에 의해 표현되는 노란색 과일향이 사랑스럽다. 미네랄 맛이 적절하며 산미와 어우러져 감칠맛이 도드라진다.

예술가도를 통한 라 라이아 제대로 감상하기

라 라이아의 생태계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예술가도 (Sentiero dell’ Arte) 여행이 제격이다. 예술가도는 일반인이 바이오다이내믹 청정함을 만끽할 수 있게 배려한 일종의 생태관광지다. 180헥타르(1백8십만 평방제곱미터)의 능선 군락 사이를 굽이치는 가도 좌우로 포도밭, 방목지에서 풀을 뜯는 소, 발도르프 유아원, 밤나무 숲, 밀밭, 과수원, 두 군데 호수와 3개의 개천이 모습을 드러낸다.

구정아 작가와 그녀의 작품 Ousser
구정아 작가와 그녀의 작품 Ousser

예술가도 곳곳에는 자연과 완전히 동화된 조각품이 여행자의 시선을 훔친다. 이 조각들은 조르조가 2013년에 발족한 카이로 로시 예술재단이 후원한 작품들이다. 재단은 라 라이아의 자연을 예술 언어를 통해 대중과 교류하려는 데 목적을 둔다. 창단이래 6개국 출신의 여섯 명의 예술가가 라 라이아가 머물면서 자연에서 얻은 영감을 쉬크하게 표현했다. 작품 중에는 2014년 한국의 구정아 작가가 만든 Ousser가 있다. 이 작품은 한 소년이 도약하기 직전의 긴장감을 묘사했다. 야광소재로 만들어 밤에만 볼 수 있다. 예술가도는 구정아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라 라이아 북쪽(Borgo Merlassino) 예술재단에서 출발해서 남서쪽의 Bales에서 끝난다.

가도 끝에 도달한 여행자 앞에 로칸다 라 라이아 건물이 펼쳐진다. 로칸다는 숙박과 식사를 제공하는 시설을 일컫는 이탈리아어다. 입구는 갖가지 토착 식물로 구색을 맞춘 정원이 꾸며져 있다. 1층은 레스토랑 , 2층과 3층은 호텔로 사용하고 있다. 정갈하며 고풍스러운 옛 가구들에 단아한 감성이 배어있다 . 다수의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은 토마소 아리기 셰프가 제안하는 메뉴는 로칸다의 꽃. 피에몬테의 육지와 리구리아 바다가 결합된 퓨전요리는 먹어보지 않고는 못 배긴다
가도 끝에 도달한 여행자 앞에 로칸다 라 라이아 건물이 펼쳐진다. 로칸다는 숙박과 식사를 제공하는 시설을 일컫는 이탈리아어다. 입구는 갖가지 토착 식물로 구색을 맞춘 정원이 꾸며져 있다. 1층은 레스토랑 , 2층과 3층은 호텔로 사용하고 있다. 정갈하며 고풍스러운 옛 가구들에 단아한 감성이 배어있다 . 다수의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은 토마소 아리기 셰프가 제안하는 메뉴는 로칸다의 꽃. 피에몬테의 육지와 리구리아 바다가 결합된 퓨전요리는 먹어보지 않고는 못 배긴다

가비에서 바롤로로 도약

2015년, 조르조 로씨 카이로한테 천금 같은 기회가 떨어진다. 바롤로의 중견 와이너리 카시나 쿠코와 전 오너가 소유하던 12헥타르의 크뤼 밭을 인수했다. 가비에 이어 피에몬테 레드 아이콘 바롤로를 연결하는 테니멘티 로씨 카이로(Tenimenti Rossi Cairo)가 출범한다. 이는 단지 수적 확산을 넘어 바롤로 생산자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매수한 세군데 밭은 수년 째 인기몰이중인 세라룬가 달바 크뤼에 지정돼었으며 현재 이중 두 군데는 모노폴 지위를 누린다.

와이너리 경영은 조르조의 아들 피에로한테 맡겨졌다. 피에로가 와인업계에 입문한 동기는 13년 전 아버지 상황과 흡사한 면이 있다. 라 라이아의 실질적 운영을 맡고 있던 딸과 사위가 교육재단을 설립해 독립하자 와이너리 운영에 차질이 생긴다. 이때까지만 해도 피에로는 밀라노 소재 로펌에서 전도 유망한 변호사로 알려졌다. 아버지는 피에로를 설득했고 아들은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본업을 지속했던 아버지와 달리 아들은 본업을 깨끗하게 접었다. 아버지는 반생을 밀라노에서 보냈지만 아들은 유년기와 청년기를 라 라이아에서 보낸 정서적 유대감이 깊었다. 피에로의 무의식에 밴 와인 가풍의 영향력이 새 도전에 자신을 기꺼이 몰입할 정도로 강력했다.

쿠코 입구. 세라룬가 달바 마을은 바롤로 지역의 동쪽에 자리 잡고 있다. 체라티 밭 중턱에 지어진 와이너리 건물은 바롤로 전통농가 형태를 보존하고 있다. 양조장과 숙성실이 모여있는 안뜰을 나가면 마을 고성으로 이르는 길과 연결돼 있다

오너로서 피에로가 착수한 첫 일은 유기농 도입이다. 도입 후 3년 만인 2018년에 유기농 인증을 땄다. 이름을 테누타 쿠코(Tenuta Cucco)로 변경했고 로고를 세라룬가 달바 고성 주위에 체라티 밭을 위성처럼 두르고 있는 디자인으로 바꿨고 이어 기존의 병을 알베이사 병으로 변경했다. 또한 바롤로 MGA라인을 확장했다. 이전에는 바롤로 라인이 세 종류에 그쳤으나 클래식 바롤로로 블랜딩 하던 브리코 보게라 밭을 따로 분리해 크뤼로 출시했다. 또한, 시그니처 와인인 체라티 비냐 쿠코 리제르바를 보테 숙성에서 바리크(225리터 오크)로 변경했다. 라벨 디자인을 인근의 성당 프레스코화를 모티프로 사용했다. 종교적 모티프를 땄지만 아웃 포커싱 기법을 사용해 모티프를 배경으로 처리해 바롤로 의미를 부각시켰다.

13헥타르의 밭은 체라티, 브리코 보게라, 자넷토의 크뤼에 분산돼있다. 세군데 크뤼로부터 세라룬가 달바 코뮤네 바롤로, 바롤로 체라티, 바롤로 브리코 보게라 , 바롤로 리제르바 비냐 쿠코 등 4종의 바롤로를 선보이고 있다. DOC 라인은 랑게 네비올로, 바르베라 달바 수페리오레, 돌체토 달바, 랑게 샤르도네, 전통방식 스푸만테를 갖추고 있다. DOC 밭은 10분 거리에 있는 로디 마을에 소재한다.

좌측부터 바롤로 Docg 델 코뮤네 디 세라룬가 달바,바롤로 Docg 체라티, 바롤로 Docg 브리코 보게라, 바롤로 Docg 체라티 비냐 쿠코 리제르바
좌측부터 바롤로 Docg 델 코뮤네 디 세라룬가 달바,바롤로 Docg 체라티, 바롤로 Docg 브리코 보게라, 바롤로 Docg 체라티 비냐 쿠코 리제르바

Barolo Docg Del Comune di Serralung D’Alba 2019 .바롤로 Docg 델 코뮤네 디 세라룬가 달바 2019

브리코 보게라, 체라티 언덕의 아래와 중간 부분, 자네토등 세 군데 밭의 네비올로를 블랜딩했다. 2천5백 헥토리터 보테에서 24개월 숙성, 18개월의 병숙성을 거쳐 와인 결을 다듬었다. 체리, 장미, 라즈베리, 자두, 시나몬, 부싯돌, 다크 초콜릿이 감각을 매혹시킨다. 2019년의 우수한 작황과 세 크뤼를 적절하게 조합해 완성한 빈티지 역량이 돋보인다. 산미가 촉촉이 배어있는 보디, 촘촘한 구조, 유연한 타닌이 만들어가는 완성도는 젊은 바롤로의 매력을 발산한다.

Barolo Docg Cerrati 2019. 바롤로 Docg 체라티 2019

260-395미터의 고도와 정남과 남서향 체라티 밭의 우월함이 만든 합작품이다. 체라티 와인은 테누타 쿠코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는 데 견인역할을 했다. 남서향은 건물과 맞닿아 있으며 언덕의 중간, 상부에 해당한다. 체라티의 넓이는 12헥타르인데 이 중 4헥타르 밭이 본 바롤로에 배정됐다. 짙은 루비빛이 오렌지 테두리를 두르고 있다. 감초, 바이올렛, 체리, 장미, 오렌지필, 삼나무, 유칼립투스 같은 바롤로의 매력만 모아놨다. 부싯돌과 미네랄이 잔향을 마무리한다.타닌이 입 주위를 조이다가 입안으로 번지면서 긴장감이 상승한다. 세라룬가 달바 레퀴오 토양이 조밀하게 엮어만든 구조감과 구조가 분출하는 엄격함과 에너지가 폭발한다.

Barolo Docg Bricco Voghera 2019. 바롤로 Docg 브리코 보게라 2019

브리코 보게라는 바롤로 전체에서 오직 두 군데 와이너리만 소유한다. 테누타 쿠코가 점유하는 밭은 370~405 미터 해발에 놓인 남동향의 2.5헥타르다. 석회석, 점토, 사암토로 이루어진 레퀴오 토양의 야성이 30개월 오크숙성과 24개월 병숙성을 통해 숙성력으로 발현되고 타닌 결을 유연하게 다듬었다. 스파이시, 허브, 감초에 이은 흑자두, 다크 초콜릿, 커피 빈, 타르가 묵직하게 퍼진다. 전체적으로 엄숙한 분위기와 풀보디가 미각에 큰 울림을 주며 완숙한 타닌이 갖는 집중도가 버티고 있다.

Barolo Docg Cerrati Vigna Cucco Riserva 2016. 바롤로 Docg 체라티 비냐 쿠코 리제르바 2016

언덕의 정상 380~420미터와 정남, 남동향 크뤼 1.5헥타르가 지닌 배타적 우월함을 만끽할 수 있다. 피에로는 이 크루만 떼어내 프랑스 배럴(225리터)에 숙성했다. 배럴 36개월, 병숙성 3년의 조합이 만든 7년의 숙성력이 돋보인다. 리제르바 숙성의무 기간을 1년 더 연장했다. 비냐 쿠코 밭은 1971년 바롤로 크뤼 지도의 효시인 레나토 랏티가 작성한 크뤼에 선정될 정도로 유서 깊다. 시나몬, 흑연, 감초, 딸기 잼, 정향, 다크 초콜릿, 에스프레소, 체리의 향연 끝에 타바코, 낙엽, 가죽등 숙성향이 등장한다. 엄격한 풀보디와 그 안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탄닌감, 균형 잡힌 산미가 어우러져 미각에 충만함이 넘친다.

La Raia https://www.la-raia.it/en
Tenuta Cucco https://tenutacucco.it/


백난영 
이탈리아 소믈리에 협회(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공인 소믈리에
국제 와인 품평회 심사원
이탈리아 와이너리 투어 운영
이탈리아 치즈 테이스터 협회(Organizzazione Nazionale Assaggiatori Formaggi) 1 레벨 와인 치즈 테이스터
랑게 와인 앰버서더
로에로 와인 저널리스트 협회가 주최하는 2022년 국제 와인 저널리스트에 선정

Certified Sommelier by 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Columnist of Korean Wine Magazines
Wine Judge from International Wine Awards
Awarded as Best Foreign Journalist for Roero Wine Region
Langhe Wines AmbassadorOrganizer of Winery Tour in Main Italian Wine RegionFirst Level Certified Cheese Taster by Organizzazione Nazionale Assaggiatori Formag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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