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누타 토레 인 피에트라 동굴 와이너리 내부. 응회암 언덕을 파서 만든 공간을 와인 저장고로 사용하고 있다. 벽에는 곡괭이 자국이 곳곳에 남아있다
테누타 토레 인 피에트라 동굴 와이너리 내부. 응회암 언덕을 파서 만든 공간을 와인 저장고로 사용하고 있다. 벽에는 곡괭이 자국이 곳곳에 남아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란 지혜를 우리 일상에 받아들이면 선한 영향을 입는다. 낯선 곳에 있더라도 자신을 잠시 내려놓고 현지의 관습 옷을 입는다면 타인이라 겪을 수밖에 없는 부당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마찬가지로 현지인의 비위에 맞는 음식일지라도 그 음식을 주문할 용기를 낸다면 나와 타인의 벽을 상당 부분 낮출 수 있다.

와인을 막 시작한 이들도 피렌체에 가면 보통 끼안티를 마시고 베로나에 가면 아마로네를 주문하는 것이 상식인 시대다. 필자는 로마법의 선한 영향을 로마 식당에 가서 와인주문 할 때 휘두르기를 추천한다.

‘로마 DOC 와인 Please ‘

대다수 사람들이 로마가 자체적으로 와인을 생산하고 있음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 이는 로마인들도 마찬가지니 너무 실망하지 않도록. 2011년 로마 DOC 와인이 출범했으니 당연할 터. 로마시 반경 20~30 km 내에 있는 61개의 위성도시가 대상이다. 로마시를 제외한 로마시(Province of Roma) 관할인 305 헥타르의 포도밭이 원산지 보호를 받는다. 2022년 기준으로 47군데 와이너리가 로마 DOC 와인 협회에 가입했고 이들이 올린 생산실적은 1백88만 병 내외다.

로마 와인은 관광객들이 주로 몰리는 로마 시내 레스토랑, 와인 숍에 입점돼 있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그러니 로마에서 안젤로 가야, 비온디 산티, 안티노리는 잠시 잊기로 하자. 로마 최고 인기 음식인 카르보나라와 아마트리치아나 파스타와 환상의 페어링을 체험할 수 있다.

왼쪽부터 까르보나라, 아마트리치아나 파스타
왼쪽부터 까르보나라, 아마트리치아나 파스타

전 세계에 포도재배와 와인을 전파한 민족이 로마인이지만 사실 이들이 빚은 와인에 대해 알려진 바는 적다. 고대사는 로마시대 이전에는 와인과 음식이 따로 놀았음을 알려 주고 있다. 그리스인들은 와인을 마시기 위해 따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심포지엄 주최자는 대화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와인을 제공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양립하던 와인과 음식을 로마인들이 식탁 위로 끌어들였고 식사 자체가 즐거운 의식으로 격상되었다.

로마황제의 비호를 받으며 로마가도를 타고 뻣어나가던 포도농사법과 양조기술은 로마제국이 붕괴되자 하루 아침에 물줄기가 수도원 담벼락 내에 고인다. 이후 중세 로마의 와인산업은 교황소관으로 넘어갔다. 역대 교황들은 캄피돌리오 언덕에서 7 밀리아* 거리 내 포도밭 관리와 와인생산을 통솔했으며 교황관할 와인을 비노 로마네스코라 했다 (*밀리아 miglia, 로마를 포함한 고대 이탈리아의 거리 단위, 대략 1천 보, 1480미터). 후임 교황들은 관할지역 내 와인이 로마 외곽 화산지역에서 나오는 와인의 맛과 품질이 확연히 다름을 깨달았다. 결국 16세기경 교황 파올로 3세는 로마 외곽 와인을 카스텔리(로마 남부), 사비나(북동 로마), 콜리 프레데스티니(로마 남동부)로 세분하여 비노 로마네스코와 차별을 두었다.

20세기 초, 도심 확장 붐은 와인생산과 종교분리 분위기와 맞물려 교황관할 밭이 생활공간으로 편입됐다. 16세기 교황 파올로 3세가 손을 본 차별책은 지금의 로마 관할지역 내 20개 규정(18개의 DOC와인과 두 개의 DOCG) 안에 흡수된다. 로마 DOC와인은 등급자체로 보면 동일한 순위지만 효력이 미치는 범위는 로마 전체로 확장된다. 다수의 로마 DOC 와인 생산자는 이미 다른 와인을 최소 한 종류 이상 생산하고 있다.

로마 DOC 와인 토양, 미세기후

로마 Doc 와인이 내세우는 메리트는 토양의 다채로움에 있다.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될 수 있는데 이는 와인 고를 때 매력적인 선별기준이 된다.

토양의 기원이 2백만 년 전 보다 먼 과거와 닿아 있으며 인류가 살고 있는 터전이다. 평야 및 낮은 언덕층을 이루는 해양 퇴적토 또는 강이 아래쪽에 쌓아 놓은 퇴적토다.

약 2백만 년 이후에 라지오 주(로마가 속한 주) 땅이 게워낸 화산재와 용암이 쌓아 놓은 응회암(현지인은 투포 tufo라고도 함) 이다. 층 단면이 두꺼워 배수가 뛰어나다. 특히, 로마 남부와 남동부의 콜리 알바니, 프라스카티, 카스텔리 로마니 언덕에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기후는 후덥고 쨍쨍한 7~8월과 비교적 쌀쌀하며 습한 11월~4월로 특징 지워질 수 있다. 해발이 높은 곳(3백~6백 미터)은 저지대보다 강수량이 많고 토착품종은 덥고 건조할수록 고품질을 내는 유전자를 진화시켜 왔다. 화이트 품종은 신선한 산미와 이제 막 딴 듯한 과일 아로마를 낸다. 레드는 당과 산의 균형미가 우수하며 적당한 구조도 지녔다. 프라스카티와 카스텔리 로마니 와인은 풍토를 잘 드러내며 맛과 향으로 탄탄한 명성을 쌓은 대표적인 화이트 와인이다. 밝은 분위기를 이끌며 직관적인 아로마는 친화력이 뛰어나다. 페코리노 치즈 맛이 강한 로마 전통 파스타와 더할 나위 없는 짝을 이룬다.

허용 품종과 와인 타입

로마 와인을 음미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 로마 근교 와이너리 투어

한국인이 선호하는 이탈리아 도시는 와이너리가 몰려있는 와인 산지에서 멀다. 와이너리 투어를 하려면 따로 시간을 내서 가야 한다는 뜻이다. 접근성을 보자면 로마는 메리트가 넘친다. 중앙의 로마를 도넛 모양으로 와이너리가 둘러싸고 있어 사방이 투어권 내에 있다. 일부 와이너리는 로마가도에서 뻗어 나온 지방도로변에 자리 잡고 있어 인근의 유적지와 연계하면 뜻밖의 하프데이 투어를 만끽할 수 있다. 상당수의 오너는 와인 리조트를 겸업하고 있어 와이너리는 웨딩, 생일 파티, 졸업식 피로연 이벤트로 분주하다.

비교적 예약도 쉽고 차로 30~40분 내에 있어 이동이 부담스럽지 않은 세 군데 와이너리를 추천한다.

오스테리아 델 엘레판테 레스토랑 내부. 와인 시음과 로마 메뉴를 제공한다
오스테리아 델 엘레판테 레스토랑 내부. 와인 시음과 로마 메뉴를 제공한다

테누타 디 토레 인 피에트라(Tenuta di Torre in Pietra) 화산 동굴 와이너리

로마 북서방향으로 30km 거리 내 위치한다. 와이너리 이름은 지명인 토레 인 피에트라에서 따 왔다. 움브리아주 와인 명가인 필립포 안토넬리와 토스카나 명문 구이차르디니 가문의 친족인 로렌조 마이노니가 오너십을 공유한다. 필리포 안토넬리는 영농학을 전공했고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와인을 만들면서 실전경험을 다진 오너 겸 와인메이커다. 또한 몬테팔코 사그란티노 와인협회 회장을 다년간 역임했다. 로렌조 마이노니는 피렌체 근교에서 끼안티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창립자인 루이지 알베르티니의 3대손이다. 창립자는 ‘코리에레 델라 세라’ 이탈리아 일간지의 편집장을 지냈고 정년퇴직 후 (1926년) 성과 성에 딸린 영지를 인수했다. 매입한 땅이 갯벌이라 경작이 어렵자 그는 대대적인 간척사업을 일으켜 농토로 전환했고 개간한 땅에 ‘토레 인 피에트라 라테’ 낙농업 단지를 조성했다. 낙농업이 불황을 맞게 되자 후손들은 업종 구조조정에 나서서 와인, 웨딩과 미식, 올리브 농장으로 간소화했다. 150 헥타르의 52헥타르는 와인용 포도 재배에 할애했으며 8헥타르 밭은 올리브가 식재돼 있다.

와이너리 건물은 화산 언덕 하부를 파서 만든 동굴 안에 있다. 1600년대 와인 양조와 보관 목적으로 뚫었다고 하는 데 동굴 벽 곳곳에 곡괭이로 판 빗금 흔적이 남아있다. 동굴 중앙은 반세기 넘게 사용한 시멘트 탱크와 모서리가 닳은 오크통으로 빼곡하다. 정문은 시음실과 레스토랑과 통하는데 화산암의 거친 질감이 도드라지는 구조가 둥근 천장을 받치고 있다. 레스토랑 이름은 오스테리아 델 엘레판테, 뜻이 코끼리 레스토랑이다. 창립자가 보수공사를 하던 중 코끼리 화석이 출토되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토레 인 피에트라 고성. 동굴 출구를 나오면 고성 안뜰이 나온다
토레 인 피에트라 고성. 동굴 출구를 나오면 고성 안뜰이 나온다

관전포인트 – 동굴의 어두움을 탈출하는 순간 토레 인 피에트라 고성이 찬란한 빛을 반짝이고 있다. 미인박명이랄까! 12세기에 지어진 이후 고성 주인이 여러 번 바뀌는 수난을 겪었다. 17세기에는 교황 시스토 5세의 조카가 단아한 안뜰을 품은 성의 기품에 반해 공식 거주지로 격상시켰다. 화려한 프레스코화 룸은 웨딩, 연회, 가족 행사가 열린다. 성 관람은 예약 후 가능하다. 오스테리아 델 엘레판테는 로마 Doc 와인은 물론 두 오너가 독립 운영하는 와인들도 맛볼 수 있어 한번에 중남부 이탈리아를 음미할 수 있다.

주소 Via di Torrimpietra 247, Torrimpietra(Roma) 이메일 cantina@castelloditorreinpietra.com

로마 DOC 말바시아 푼티나타 2022 빈티지. Roma Doc Malvasia Puntinata 2022

허브, 풀내음, 생강, 레몬의 새큼함과 페트롤 향이 은은한 여운을 남긴다. 상큼한 산미와 다듬어진 미네랄은 정갈한 맛을 낸다. 가볍고 어리지만 핵심 매력만 모아 놓은 미각 저격 와인이다.

로마 DOC 로쏘 2021 빈티지. Roma DOC Rosso 2021

와인의 앙금을 제거와 산소와 와인을 접촉시킬 목적으로 숙성탱크는 여러 번 세척과 탱크갈이를 거친다(랙킹). 랙킹을 반복하다 보면 풍미에 기여하는 성분도 빠져나온다. 본 와인은 본연의 풍미를 살리기 위해 이 횟수를 줄였다. 체리, 블랙베리, 흙, 부싯돌, 타바코, 초콜릿, 커피빈, 광물향의 풍만함을 선사한다. 이어 말린 장미, 바이올렛, 유칼립투스가 잔잔히 퍼진다. 산미와 미네랄이 주는 감미로움, 타닌은 기분 좋게 미각을 자극한다.

로마 DOC 로쏘 리제르바 2019 빈티지. Roma DOC Rosso Riserva 2019

몬테풀차노 (50%), 산조베제(35%), 카베르네 소비뇽 (15%)을 5백 리터 오크에 따로 1년 숙성한 후 병입했다. 초콜릿, 타르, 버섯, 블랙베리의 풍만함과 딸기, 후추, 파프리카, 정향의 오묘한 조화를 감상할 수 있다. 유려한 타닌, 묵직한 맛에 스며있는 상큼한 산도가 미각을 매혹한다.

로마 귀족의 와인- 카스텔리 로마니

로마의 퇴색하지 않는 매력은 콜로세움, 바티칸의 장대함과 로마귀족의 고급 취향이 공존하는 문화의 멜팅팟이 아닐까. 남동 로마시 외각에서 20~30km 벨트 안에는 볼 것이 지천이다. 칼데라 호수, 해송 가로수 사이로 솟아있는 빌라가 채색된 구릉지가 수평선과 맞닿아 있다. 일명 카스텔리 로마니란 로마 귀족들의 최애 휴양지다. 1787년 요한 티슈바인 작 ‘캄파니아에서의 괴테’는 카스텔리 로마니 언덕을 배경으로 청년 괴테가 비스듬히 앉아 있는 모습을 그린 거다. 그림 속 괴테는 로마 고전 건축양식에 매혹당한 때였고 카스텔리 로마니를 집처럼 들락날락했다고 한다. 특히, 프라스카티 마을의 전망이 가장 뛰어난 곳에 지은 브란디니 빌라와 정원의 뛰어난 조형미를 극찬했다.

카스텔리 로마니의 시초는 아비뇽 교황청 시절과 닿아 있다. 교황의 부재는 로마에 프랑스 위협의 그림자를 드리웠고 이는 로마귀족들의 농촌 엑소더스를 부추긴다. 20군데의 경치 좋은 곳에 이들의 피신처가 들어섰고 후에 임시거처는 휴양지로 거듭난다. 교황의 여름별장이 있는 카스텔 간돌포, 프라스카티, 알바노 화구호*, 딸기 축제의 네미 마을이 대표적이다. 카스텔리 로마니에 함몰하는 방식은 의외로 단순하다. 노상카페에 가서 이탈리안이 하는 데로 하면 된다. 카스텔리 로마니 와인을 홀짝거리면서 지나치는 행인들을 망연히 바라보는 것. 일상사로 짓눌려있던 마음이 한 겹씩 시름을 벗어던진다.  *화구호- 화산의 분화구에 빗물이 차 올라서 생긴 자연호수

로씨 디 메데라나 와이너리는 프라스카티 기차역에서 3분 거리(1.3km)에 있다. 로마 테르미니 역에서 프라스카티 까지는 기차가 수시로 운행하며 소요 시간은 40분 정도다. 언덕정상의 평편한 곳에 들인 와이너리는 발밑에서 시작한 말바시아와 트레비아노 나무 열이 산 언저리까지 뻗어있다. 언덕을 빙 돌아 정남, 정동, 정서방향에 노출된 비냐페리 밭은 천혜의 자연과 기족의 각별한 보살핌이 쏟아진다. 11헥타르로 아담한데 아이콘 와인들은 모두 이 밭에서 나온 포도로 만든다.

로씨 디 메데라나 가문의 빌라. 신고전 양식으로 지었으며 카스텔리 로마니 스타일을 보여준다
로씨 디 메데라나 가문의 빌라. 신고전 양식으로 지었으며 카스텔리 로마니 스타일을 보여준다

양조장 반대편에 서 있는 저택은 카스텔리 로마니의 건축양식을 따랐다. 주변의 풍광과 어울리는 절제된 건축미가 고혹적이다. 1875년 이탈리아 국민 영웅 주제페 가리발디 장군이 이 저택에 머물렀다고 한다. 오너인 로씨 디 메데라나 가문은 1500년 이래 포도, 올리브 농장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현 오너가 합류하자 농장물 전량을 양조장에 넘기던 경작, 생산 분리 방식을 대대적으로 손 보기로 한다. 농장에서 나온 포도는 직접 양조하고 마케팅 전략도 세우는 직영방식을 채택한다. 20021년에 와이너리를 출범했고 비록 빈티지를 두 번 출시한 전력이 전부지만 이미 와인미디어로부터 놀라운 숙성력을 지닌 매력적인 화이트란 평을 듣고 있다. 단기 목표는 와인 연 생산량을 8만~10 만병선으로 늘이고 포도밭 비율을 점차적으로 늘여 갈 예정이다.

로씨 디 메데라나의 볼거리는 양조장 50미터 지하를 관통해 뚫은 굴이다. 저택을 짓기 전부터 있었다고 하니 역사성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제2차 세계대전에는 인근의 주민들이 피난처로 사용했다. 벽 곳곳에 이들이 낙서한 흔적이 남아있다. 계절과 무관하게 영상 10도, 상대습도 70%를 유지해 전통방식 스푸만테 숙성실로 사용할 계획이다. 저택은 웨딩과 이벤트 장소로 대관한다.

Via Sciadonna , 39 Frascati(RM) 이메일 info@rossidimedelana.com

로마 DOC 비앙코 2021 빈티지. Roma DOC Bianco 2021

말바시아 푼티나타(60%), 벨로네(20%), 봄비노 비앙코(20%)의 블랜딩. 아몬드, 흰 꽃, 시트론 풍미가 아삭거린다. 미디엄 보디의 날렵함과 순수한 맛이 주는 집중감이 놀랍다. 맛의 정수를 뽑아 놓은 듯한 순수한 느낌이랄까.

프라스카티 수페리오레Docg 2021빈티지. Frascati Superiore DOCG 2021

말바시아 푼티나타와 봄비노 비앙코 블랜딩. 아몬드, 들꽃, 자몽, 라임, 구운 빵, 부싯돌이 유쾌함을 선사한다. 개별 향은 또렷하지만 도드라지지 않고 다른 향과 화합하려 한다. 미네랄의 정갈한 맛과 아몬드 향이 배어있다. 산도가 꼿꼿하고 기품이 돈다.

가족의 진정성이 담긴 테레 델 베이오 Terre Del Veio와이너리

응회암을 뚫어 만든 숙성실. 시중에서 찾아보기 힘든 단종된 오크통을 보관하고 있다
응회암을 뚫어 만든 숙성실. 시중에서 찾아보기 힘든 단종된 오크통을 보관하고 있다

로마 북부 시 경계선을 벗어나면 고대 로마인들이 토스카나를 갈 때 이용하던 카시아 로마가도에 이른다. 이 길은 베이오 국립공원 중앙을 관통하며 공원일대에서 기원전 7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에트루리아인 무덤이 발견됐다. 무덤 발굴 시 포효하는 사자(Leoni Luggenti)가 묘사된 벽화가 함께 발견됐다. 유적지 가까운 곳에 3세대가 가꾸어온 테레 델 베이오 와이너리가 있다. 와인생산이 본업이지만 가족농장이란 표현이 어울릴 만큼 가족의 진정성이 묻어있다. 와이너리 경내 한쪽을 내어 염소, 닭 축사, 양봉장도 지었다. 양봉은 가족 긍지심의 꽃이다. 오염되지 않은 청정 밭의 증표이며 꿀벌을 기르자 이로운 곤충들이 회귀했다. 예전처럼 천적이 해충을 잡아먹는 먹이사슬을 되찾았다.

아버지와 아들이 대표지만 가족 구성원 모두 가업이 굴러가는데 기여를 한다. 50년 전에는 포도재배가 주업이었으나 2000년에 2세대인 파올로 다비드가 상속을 받자 전면적으로 가업구조와 체질 개선을 단행했다. 수확한 포도는 전량 자체 생산하며 자체 브랜드 개발과 로마 전통품종에 집중하고 있다. 양조학을 전공한 3세대 다리오가 합류하면서 유기농법을 도입했다. 10.5 헥타르의 밭은 SQNPI 이탈리아 지속가능 인증서를 획득했다.

순수하게 와인을 시음하기 위해 오는 와인마니아들도 있지만 가족농장 분위기나 청정한 자연을 체험하려는 가족과 친구 고객이 대부분이다. 지하 숙성실은 작지만 아늑하다. 벽감 크기에 맞게 맞춤 제작한 오크통이 들어앉아 있다. 오래전에 단종된 빈티지 풍 오크통을 보는 쏠쏠한 재미도 있다.

주소 Via Formellese, 173/d Roma 이메일 info@terredelveio.it

로마 DOC 말바시아 푼티나타 클라시코 크레메라 2022 빈티지. Roma Doc Malvasia Puntinata Classico Cremera 2022

아카시아, 헤이즐넛, 사과, 노란 꽃, 시트론, 재스민, 녹차 향이 싱그럽다. 경쾌한 산도, 쌉쌀한 미네랄, 매끈함이 부드러운 분위기에 기여한다. 미네랄 여운에 감도는 감칠맛이 음용감을 드높인다.

로마 DOC 로쏘 클라시코 크레메라 2021 빈티지. Roma Doc Rosso Classico Cremera 2021

몬테풀차노(60%), 산조베제(30%), 카베르네 소비뇽(10%) 블랜딩. 딸기, 체리, 블랙베리, 자두, 라벤더가 놀랍도록 싱싱하다. 잔향에 부싯돌, 흑연, 송진향이 스며있다. 산도와 타닌이 유쾌한 맛을 선사하며 이 모든 것이 와인과 조화를 이루어 복합미를 준다. 미디엄 바디의 균형과 적당한 질감이 선사하는 구조를 감상할 수 있다.


백난영 
이탈리아 소믈리에 협회(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공인 소믈리에
국제 와인 품평회 심사원
이탈리아 와이너리 투어 운영
이탈리아 치즈 테이스터 협회(Organizzazione Nazionale Assaggiatori Formaggi) 1 레벨 와인 치즈 테이스터

랑게 와인 앰버서더
로에로 와인 저널리스트 협회가 주최하는 2022년 국제 와인 저널리스트에 선정
Certified Sommelier by 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Columnist of Korean Wine Magazines
Wine Judge from International Wine Awards
Awarded as Best Foreign Journalist for Roero Wine Region
Langhe Wines Ambassador
Organizer of Winery Tour in Main Italian Wine RegionFirst Level Certified Cheese Taster by Organizzazione Nazionale Assaggiatori Formag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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