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âteau Haut-Brion 2001 Pessac-Léognan, Bordeaux
Château Haut-Brion 2001 Pessac-Léognan, Bordeaux

Château Haut-Brion은 보르도의 5대 샤토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곳으로, 보르도(Bordeaux) 남쪽 페삭-레오냥(Pessac-Léognan)에 위치하고 있어 메독(Médoc)에 있는 4개의 다른 샤토와는 떨어져 있다.

샤토의 남쪽 300미터 떨어진 거리에는 자매 와이너리인 La Mission Haut-Brion이 자리잡고 있다.

샤토 오브리옹은 1530년대 퐁탁(Pontac) 가문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이후 수세기 동안 몇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기록에 의하면 오브리옹은 영국의 찰스 2세 국왕과 토머스 제퍼슨이 즐겨 마셨고, 런던의 유명한 작가 새뮤얼 피프스도 이 와인의 팬이었다.

샤토는 1935년 미국인 클라렌스 딜런(Clarence Dillon)이 인수한 이후 줄곧 그의 가족이 관리해 왔는데, La Mission Haut-Brion 외에도 Dillon 가족은 보르도의 다은 샤토도 함께 보유하고 있는데, 그중 유명한 것은 Saint-Emilion의 Château Quintus이다.

미국 은행가 Clarence Dillon은 1935년 Château Haut-Brion을 2.3백만 프랑에 인수하게 되는데, Dillon은 원래 Châteaux Cheval Blanc, Ausone 또는 Margaux를 구매할 의향으로 보르도를 방문했다가 비가 오고 쌀쌀한 날씨에 돌아다니기 귀찮아 가장 가까운 Haut-Brion을 낙점했다고 한다.

Haut-Brion의 병모양이 특이한데, 이는 1960년에 출시된 1958 빈티지부터 오래된 디캔터의 디자인을 모방한 독특한 병을 사용하면서 시작되었다.

1976년 ‘파리의 심판’에 Chateau Haut-Brion 1970빈이 출품되어 4위를 차지한 바 있으며, 1970~80년대 절정에 달했던 오브리옹과 샤토 라 미숑 오브리옹 간의 치열한 경쟁이 있었는데, 1983년 Domaine Clarence Dillon이 La Mission을 인수하면서 한 가족이 되면서 경쟁이 끝나게 되었다.

Chateau Haut-Brion은 메독의 다른 샤토와 달리 Merlot 비중이 높으며, Cabernet Sauvignon은 보조역할을 한다. 그만큼 다른 Left Bank 와인보다 더 둥글고 부드러운 편이다.

샤토 오브리옹의 포도밭은 51헥타르 정도로, 48헥타르에는 메를로, 까베르네 소비뇽, 까베르네 프랑, 쁘티 베르도와 같은 레드 품종이 식재 되었고, 3헥타르에는 소비뇽 블랑과 세미용이 심겨져 있다.

5대 사토중 메를로 비중이 가장 높은 편으로, 52% Merlot, 36% Cabernet Sauvignon 그리고 12% Cabernet Franc의블랜딩 비율을 보이며, 20년 이상의 숙성으로 이미 가장자리는 옅은 벽돌색처럼 묽어 보였고, 약간의 탁도를 보이는 가넷 색상이었다. 코르크를 볼 때 와인의 보관 상태는 아주 좋았고, 디캔터에 따르자 마자 은은한 아로마가 피어 올랐다.

90분 정도의 디캔터 브리딩 후 향을 맡아 보았는데, 달콤한 체리, 흑자두, 블랙 베리 같은 과일향이 어우러졌고, 오랜 숙성기간으로 인해 2~3차 향이 지배적으로, 젖은 흙, 버섯, 가죽, 말린 허브, 숲속 바닥, 감초의 복합적인 풍미가 많이 느껴졌다. 메를로 비중이 높은 덕분인지 타닌은 매끈하게 느껴질 만큼 부드러웠고, 순수함이 느껴지는 엘레강스한 와인이었지만 여전히 건장한 장년의 느낌을 주는 균형잡힌 구조감이 인상적이었다.  20년 이상 셀러링한 그랑크뤼 1등급 외인을 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행운이라 생각된다.  오랜 기다림이 주는 감동은 와인의 미학이 아닌가 생각된다.

샤토의 세컨드 와인은 Château Bahans Haut-Brion이었으나, 2007년부터 La Clarence de Haut-Brion으로 개명되어나오고 있다. ‘그랑 뱅’인 Haut-Brion의 레드 와인은 샤토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오브리옹이 생산하는 화이트 와인의 이름이 Chateau Haut-Brion Blanc 인 것은 매우 특이하다. 다른 그랑크뤼 샤토는 ‘그랑 뱅’에만 샤토의 이름을 붙이고 그 외에는 다른 이름을 붙이기 때문이다.


김욱성은 경희대 국제경영학 박사출신으로, 삼성물산과 삼성인력개발원, 호텔신라에서 일하다가 와인의 세계에 빠져들어 프랑스 국제와인기구(OIV)와 Montpellier SupAgro에서 와인경영 석사학위를 받았다. 세계 25개국 400개 와이너리를 방문하였으며, 현재 '김박사의 와인랩' 인기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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