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ver Oak, Cabernet Sauvignon Alexander Valley 2018
Silver Oak, Cabernet Sauvignon Alexander Valley 2018

Silver Oak 실버 오크라는 이름은 나파 밸리를 남북으로 연결하는 도로 실버라도 트레일(Silverado Trail)과 오크빌(Oakville) 마을 사이에 위치한 와이너리 위치 때문에 Silve Oak라고 지은 소박한 작명으로, 라벨에는 1983년에 건축된 거대한 흰색 물탱크와 오크 나무가 그려져 있어 와이너리의 상징물로 여겨지고 있다.

Silver Oak Alexander Valley Cabernet Sauvignon 2018은 까베르네 소비뇽 94.8%, 메를로 4.2%, 그리고 까베르네 프랑 1%의 블랜딩으로, 짙은 루비 레드 색상을 보였고, 블랙 체리, 흑 자두 같은 잘 익은 검은 과일향과 바닐라, 오크, 민트, bell pepper 같은 스파이시한 향이 어우러졌고, 강한 듯하지만 고급스러운 타닌의 질감과 정교한 구조감, 부드러운 산도, 보르도 그랑크뤼급 와인 같은 다소 절제된 풍미 스타일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 와인으로, 가성비 측면에서는 실버 오크 나파벨리 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버 오크는 자본과 기술의 결합으로 탄생했는데, 콜로라도 출신으로 석유사업을 해서 큰 돈을 번 사업가 레이먼드 던컨(Raymond Twomey Duncan)과 크리스천 브라더(Christian Brothers)의 와인 메이커 출신 저스틴 메이어(Justin Meyer)가 힘을 합쳐서 1972년 나파 밸리에 설립했다.

와인 메이커 저스틴 마이어(Justin Meyer, 2002년 사망)는 전설적인 미국의 와인메이커로, 크리스천 브라더스 수도사로 출발, 학교에서 스페인어를 가르치다 양조를 하게 되었다.

실버 오크는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만들기보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고집했는데, 이것이 아주 효과적.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까베르네 소비뇽 하나에 집중하고 또 특이하게도 100% 미국산 오크 통 만을 사용해서 2년간 숙성하기 때문에 가장 미국적인 스타일의 까베르베 소비뇽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실버오크는 ‘나파 밸리의 미국풍 까베르네 소비뇽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는데, 미국 전역의 고급 레스토랑에는 거의 모두가 실버 오크를 와인 리스트에 올리고 있을 정도로 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와인으로 자리를 잡았다.

창업 파트너이면서 수석 와인 메이커였던 저스틴 메이어는 약 30년을 일하다가 2001년, 지병 때문에 퇴직을 하면서 자신에게 배정되었던 지분을 동업자 던칸에게 팔게 되는데 무려 1억2천만불, 우리나라 돈으로 1500억원을 받은 것이다. 30년 죽도록 일하고 퇴직금으로 1500억원을 챙겼다면 정말 대박 중의 대박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마이어는 안타깝게도 퇴직 후 1년만에 휴양지에서 쉬다가 심장마비로 졸지에 세상을 뜨게 되는데, 향년 63세의 아까운 나이였다. 평생 컴컴한 지하 셀러에서 박혀 쉬지 않고 일했고, 이제 좀 놀아 볼려고 했는데, 그 많은 돈 하나 못써보고 세상을 뜨게 된 것이다.

그렇다. 건강을 잃으면 모두를 잃는 것이다. 개똥 밭에 굴러도 이승이 저승보다 좋다고, 가진게 없어도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게 장땡이다.

미국에서는 컬트와인 보다 접근이 용이한 가격대로 생산량이 많은 편으로 나파의 오크빌에서 36만병, 소노마의 알렉산더 밸리에서 84만병(실버오크 알렉산더벨리)을 생산한다.

2012년에는 프랑스 보르도의 명성 높은 양조 학자이자 뽀므롤의 전설적인 샤또 페트뤼스(Ch. Petrus)의 와인 메이커 장 클로드 베루에를 컨설턴트로 영입하여 와인 메이킹을 총괄하기도 했다.


김욱성은 경희대 국제경영학 박사출신으로, 삼성물산과 삼성인력개발원, 호텔신라에서 일하다가 와인의 세계에 빠져들어 프랑스 국제와인기구(OIV)와 Montpellier SupAgro에서 와인경영 석사학위를 받았다. 세계 25개국 400개 와이너리를 방문하였으며, 현재 '김박사의 와인랩' 인기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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